통일 시대, 공영방송의 역할은?

통일 시대, 공영방송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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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통일 시대를 열기 위한 공영방송의 바람직한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11월 5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한국방송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공영방송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남북통일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며 “남북 간 민족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수행하는 방송 미디어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탁재택 KBS 대외정책실 박사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질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방송 내용은 무엇보다 공익적이면서 진중한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먼저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통일 의식을 고취하고, 북한 주민들에게도 한반도 상황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제공하면서 나아가 국제사회 구성원들에게 한반도 통일 이슈에 대한 이해를 함양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탁 박사는 “독일 통일 논의의 ‘2+4 구도’(서독‧동독+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에서 보았듯이 한반도 통일 논의 과정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이해와 지원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며 “남북통일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도 중요한 문제임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강한 통일 한국 출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통일 시대 방송 미디어의 전략적 측면에서 공영방송인 KBS가 중차대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종합편성채널의 북한‧통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탁 박사는 “종편의 북한‧통일 프로그램들이 탈북자들의 발언과 주장 등에 과도하게 의존해 제작될 경우, 프로그램 기조가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이나 남한 체제의 우월성 과시로 귀결될 수 있다”며 “종편 4사의 북한‧통일 프로그램이 선정성‧흥미성‧오락성 위주의 내용으로 구성되고 있는 것은 불필요하게 북한 체제를 자극하거나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