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12년 12월 31일 완료된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시청자들이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ulti-Mode Service, MMS)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MMS는 하나의 채널 대역 내에서 여러 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상파 MMS가 활성화되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MMS를 실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유료방송 업계의 반발로 아직까지 도입되지 않았다. 현재 EBS가 유일하게 EBS2를 시범 서비스하고 있지만 아직 본방송이 도입된 것은 아니다.
한석현 서울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8월 27일 열린 한국 방송의 공공 서비스 플랫폼 복원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지상파 MMS는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결정하면서 시청자 권익 증진을 위해 도입을 약속했던 것”이라며 “조속히 지상파 MMS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의 지상파 MMS 전면 도입 요구는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앞서 열린 ‘시청자 관점에서 본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토론회에서도 “신규 서비스 도입 시 우선 고려 대상은 국민인 시청자의 권익이 돼야 하는데 정부가 이를 잊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업자에게 MMS를 허용치 않음으로써 MMS 활성화를 막고 있다”며 “MMS 도입에 대한 방송사별 도입 시기, 방법, 운영 계획, 기술 문제 등에 대한 총체적인 로드맵이 부재했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토론자로 참석한 서흥수 한국방송협회 KBS 기술기획부장도 “2014년 KBS와 디지털시청100%재단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들이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이유 중 76.6%가 다양한 채널을 보고 싶어서였고, 2012년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조사에서도 72.5%가 유료방송을 선택한 이유로 다채널을 꼽았다”며 “유료방송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이용 행태를 감안해 지상파 MMS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진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기획과장은 “2월부터 실시한 EBS2 시범 서비스가 사교육비 절감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시범 서비스를 통해 본방송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이해 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시장을 염두에 두고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우상호․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다채널을 도입해 시청자들의 지상파방송 시청 접근권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직접수신율이 7% 이하로 턱없이 떨어졌다”며 “전체 가구의 90%가 비싼 유료방송을 가입하고 있는 지금, MMS 도입 등을 통해 시청자들이 실질적인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회는 앞으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MMS 도입 등 우리 방송이 나아가야 할 정확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