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전송채널로 사실상 지상파 방송과 비슷한 공적책무를 지닌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선정성 논란으로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지난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폭력적이고 비과학적 내용을 방송한 ‘TV조선’과 ‘MBN’에 중징계를 내렸다.
먼저 TV조선 <황상민 교수의 가족 두 개의 문>은 지난해 11월 방송분에서 ‘어린 자녀(13세)가 어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방송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 유지) 제1항과 제43조(어린이 및 청소년의 정서함양) 제1항, 제44조(수용 수준)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해당 방송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와 ‘경고’ 처분을 받았다.
방통심의위는 “폭력과 학대, 가족 갈등 문제를 심리치료 등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폭력적‧자극적 내용을 과도하게 방송한 것은 관련 심의규정을 중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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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은 지난해 11월 26일에도 안철수 전 후보 캠프 옆 건물에서 발생한 투신자살 소동을 전화연결하는 등 생중계해 논란을 일으켰다. | ||
이에 앞서 TV조선은 지난달에도 <속설검증쇼 속사정> 10월 23일 방송분에서 ‘밤나무가 집안에 있으면 여자가 바람이 난다’라는 속설을 주제로 남성의 정액과 관련한 대화를 장시간 방송해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방통심의위는 “종편의 경우 사실상 보편적 접근이 가능한데 (이 방송의 경우)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재방)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며 심의규정 위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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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추적 사각지대> 12월 2일 방송분에선 고교생 자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방송해 논란이 벌어졌다. | ||
또 지난달 2일 방송된 MBN <추적 사각지대>의 경우 고교생 자녀가 어머니를 몽둥이로 찌르고 발로 밟는 장면 등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비윤리적인 내용이 방송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5조(윤리성) 제1항 및 제2항, 제27조(품위 유지) 제1항 및 제2항, 제36조(폭력묘사) 제1항을 위반했다고 보고 ‘해당 방송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를 결정했다.
이에 장낙인 위원은 “말로 설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이 어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는 장면을 가감 없이 방송한 것은 (선정성을) 의도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과징금을 부과해야 하는’ 가장 선정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과징금’이 가장 큰 중징계인 만큼 몇몇 위원들은 “방송 내용만 놓고 보면 최고 수준의 중징계를 내려야 하지만 방송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재발방지도 약속한 만큼 ‘관계자 징계’와 ‘경고’ 선에서 마무리하자”고 제안해 결국 ‘관계자 징계’와 ‘경고’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징계에도 불구하고 종편의 선정성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범 1년을 넘겼지만 여전히 평균 1% 대 시청률을 보이고 있고, 종편 자체에서 경영 악화를 우려해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대신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선정성과 정치적 편파성이 짙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 방통심의위로부터 수차례 경고와 주의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달 선정‧편파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업계에서는 애초 종편을 출범시킨 취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