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을 해촉했다. 정 위원장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8월 17일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정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해촉안을 재가했다. 해촉은 1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정 위원장은 지난 2021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내년 7월까지 임기였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일 연간 자체 감사 결과, 정 위원장을 포함한 방심위 수뇌부가 출퇴근 등 업무시간을 지키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사례가 다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방통위는 당시 정 위원장을 비롯한 방심위 수뇌부에 엄중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정 위원장은 ‘다시 해임을 맞으며’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꼭 1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나를 구차스러운 방식으로 KBS에서 해임했다”며 “역사는 다시 뒤집어져 이번에는 윤 대통령이 나를 해임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방통위 감사에 대해 “감사팀은 급조됐으며 한 달 넘게 집중 감사한 뒤 내놓은 결과물은 허술하고 누추했다”며 “15년 전처럼 기록과 법적 대응으로 무도한 윤 대통령 집단과 다시 싸워야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번 가을이면 만 77살이 된다. 살 만큼 살았고,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평화가 이땅에 한뼘이라도 더 퍼지기를 기원하며 미력하나마 애써왔다. 불의한 권력과 맞서는 싸움도 외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해직 기자 출신인 정 위원장은 지난 2003년 KBS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배임 혐의로 기소돼 해임됐으며 2012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위원장과 부위원장 모두 해촉됨에 따라 여야 3대6이던 방심위 정치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