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발신지=연합뉴스(서울)]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진출을 앞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몸집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이종업계 간 합종연횡을 추진하면서 역전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29일 OTT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이를 위해 대주주인 SK텔레콤[017670]도 1천억원에 달하는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같은 투자 규모는 2019년 웨이브 출범 당시 2023년까지 3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계획에 비교해 7천억원을 추가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국내 콘텐츠 업계 최대 규모다.
이에 앞서 KT 구현모 대표가 KT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한 그룹 콘텐츠 전략을 발표하면서 “적어도 다른 국내 사업자보다 투자 규모가 클 것”이라고 밝히자, 바로 1조원대 투자 계획을 공언한 것이다.
KT는 2023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통해 원천 지적재산권(IP) 1천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손실이 나더라도 견디는 것이 중요하다”며 “콘텐츠 사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충분히 견디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도 2023년까지 4천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TV도 2023년까지 3천억원을 들여 240여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왓챠는 지난해 말 36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콘텐츠 투자에 나설 계획이고, 쿠팡도 쿠팡플레이에 1천억원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 한편으로는 업계와 플랫폼의 경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동맹과 연합이 시도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SK브로드밴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서로의 강점인 플랫폼과 콘텐츠를 결합해 시너지를 내려는 것으로, Btv 시청자도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IPTV로 즐길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CJ CGV는 한국데이터거래소(KDX)와 미디어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이에 따라 IPTV와 케이블방송, 극장 영화 등의 빅데이터가 향후 콘텐츠 제작과 기획, 편성 등에 활용된다. 나아가 이를 활용한 새로운 구독 서비스나 공동 마케팅 등 신사업 발굴도 가능하다.
웨이브는 대주주인 SK텔레콤이 아마존과 맺은 커머스 동맹이 아마존의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의 제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 규모만으로는 글로벌 서비스와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갖춰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투자와 함께 다양한 합종연횡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