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방송4법과 관련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7월 17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모두 방송법을 둘러싼 극한 대립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잠시 냉각기를 갖고 합리적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해 보자”고 밝혔다.
방송4법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파행적인 방송통신위원회 운영을 막을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을 의미한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방송4법을 6월 18일 통과시켰고, 법제사법위원회 역시 같은 달 25일 해당 법안들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후 민주당이 방송4법의 본회의 처리 강행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하자 우 의장이 공개적으로 중재에 나선 것이다.
우 의장은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의 권한으로 밀어붙이고, 야당은 숫자로 밀어붙이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며 여당을 향해선 공영방송 이사 선임 일정 중단과 방통위 정상화 조치 촉구를, 야당을 향해선 방송4법 입법 강행 중단과 여당과의 합의안 도출을 요구했다. 우 의장은 일주일 동안 여야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언론연대는 17일 논평을 통해 “방송법 대결도, 방통위 파행도 더 이상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여야를 향해 국회의장의 제안을 즉시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연대는 “범국민협의체를 구성해 끝장토론,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합의를 도출하자는 데 적극 찬성한다”며 “거부권과 다수결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 의장의 제안에 당혹해하는 분위기였으나 일단 수용의 입장을 밝혔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18일 의원총회 후 “일단 우 의장의 긴급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24일까지는 (여당의 중재안 수용 여부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여야에게 한발씩 물러날 것과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제안하신 것에 대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위법적인 2인 구성도 모자라 1인 구성에서조차 밀어붙이고 있는 방통위의 일방통행식 방송장악 시도가 먼저 중단돼야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제가 앞장서 민주당이 한 발 물러날 것을 설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여당이 우 의장 제안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경우 25일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