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유례없는 3일 청문회 용납돼서는 안 될 일”
야당 “이 때문에 방송 외 주제 다루지 않는다는 여론 곡해 멈춰야”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이례적으로 사흘간 진행하면서 이를 두고 여야 간 충돌로 3일째 인사청문회를 시작했다.
국회 과방위는 11월 20일 오전 10시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총리도 인사청문회를 이틀 한다”면서 “지난번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 때부터 무슨 체력 검정처럼 3일을 하는 게 하나의 관행이 돼 지금 KBS 사장까지 3일을 한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AI 등 방송 외 주제로 과방위의 활동이 지체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인사청문회를 빨리 마무리하고 과기소위 및 법안소위 활동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 기본법, 디지털 포용법 등과 관련해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제 소관 사항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거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AI가 최형두 간사님이나 여당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AI 기본법을 논의하지 않는다, 디지털 포용법을 논의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로 여론을 곡해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공방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오후 2시 회의 속개를 앞두고 최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3일로 연장하는 바람에 과기소위 회의를 못하는 상황이 됐다. 소위 일정은 사전에 잡혀 있었고 해당 공직자들에게 공지가 돼 지금 다 나와 있다”면서 소위 진행을 위해 인사청문회를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소위 활동은 위원회가 의결로 정하는 활동에 한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인사청문회 연장으로 소위 일정은 무효화된 것”이라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여당 위원들이 소위를 반드시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소위를 할 수 있는 다른 날이 있는데 청문회를 하는 이 시간에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거부했으나 결국 야당 위원들이 한발 물러나 인사청문회와 소위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가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 대담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이 대담을 앞두고 실무적으로 협의한 내용을 자료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박 후보자가 거부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제작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오간 내용이 외부로 나간 적은 한 번도 없으며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해 자료를 제공해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 의원은 “협의 내용이 내부 기밀이라면 그건 안 주더라도 몇 월 며칠에 무슨 안건으로 논의를 했다 정도의 일지는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기밀이라면 내용과 사람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일지가 왜 기밀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 또한 “후보자가 생각하는 제작 자율성의 범위가 무한대 같다”며 협의 일지조차 못 내는 이유가 무엇이냐 물었다.
박 후보자는 “상대가 대통령이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더라도 취재 상대를 접촉한 과정을 공개하면 앞으로 KBS 기자나 KBS PD가 취재나 제작을 할 때 어떻게 자율적으로 독립적으로 제작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것을 제출하는 것이 박장범 후보자나 KBS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 같다. ‘김건희 라인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파우치도 김건희 씨가 직접 만들어 줬구나’ 이런 의심이 생길 일”이라며 다시 한번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