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설 명절을 맞아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언론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선전물 9만부를 나눠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한나라당 언론관계법 홍보물에 실린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2월 임시국회가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은 ‘2차 입법전쟁’에 대비해 당보와 홍보물 30만 부를 뿌리며 대국민 선전전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과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살리기를 위해선 신방겸영과 대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언론노조는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뉴스의 양이 제한적이고 한국어 뉴스는 세계적인 통용가치가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재벌이나 신문이 뉴스를 할 수 있는 방송에 진입하더라도 세계적인 미디어그룹으로의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의 재원이 되는 방송광고가 2003년 이후 매년 약 1000억 원씩 감소하고 있다”며 “매출감소 상황은 임금삭감과 해고 등 구조조정만 불러올 뿐 열악한 비정규직 일자리도 창출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OECD 30개국 중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뿐임을 강조하며 미디어융합을 허용해야 방송 강국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우리나라도 뉴스를 할 수 있는 방송에 대해서만 불허할 뿐 신방겸영을 허용하고 있다”며 “뉴스를 할 수 있는 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은 조중동과 같은 거대신문과 재벌에 의한 여론 독과점 우려 때문에 현행법상 진입이 금지 된다”고 반박했다. 언론노조는 더불어 “언론환경에서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한 우리나라와 선진국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겸영 이후 여론의 과점과 소수 미디어의 경제력 쏠림이 심하다는 것은 선진국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주목되는 논쟁은 여론의 다양성에 대한 부분이다. 한나라당은 언론관계법이 지상파의 방송독과점 체제를 풀어줘, 채널 선택권이 늘어나고 여론이 다양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노조는 “주요정보를 방송을 통해 취득한다는 것 자체가 여론독과점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방송사의 수와 여론의 다양성은 직접 상관이 없다”며 “오히려 ‘삼성방송’ ‘삼성 9시 뉴스’와 같이 재벌, 기득권의 입장을 대변할 경우 여론 다양성이 파괴되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