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공공기관 납품된 유럽식 UHD TV 삼성 69.7%, LG 94.1%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올해 공공기관에 납품된 초고화질(UHD) TV 중 78%가 국내 표준과 다른 유럽식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UHD TV 공공기관 납품 내역’을 살펴본 결과 올 한해 공공기관에 납품된 1만2,242대의 UHD TV 중 9,583대가 정부가 채택한 표준과 다른 유럽식이었다.
지난해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상파 UHD 방송에 적용될 표준 방식을 북미식인 ATSC 3.0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상파 방송사, 삼성전자 등 가전사, 연구기관 등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지상파 UHD 방송 표준방식 협의회를 구성해 북미식인 ATSC 3.0과 유럽식인 DVB-T2를 비교‧검토한 결과 우리나라에는 북미식이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식 DVB-T2 방식이 적용된 UHD TV로 지상파 UHD 방송을 보려면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013년형부터 2016년형까지 적용 가능한 지상파 UHD 수신 키트(모델명 SEK-M90/KR)를 6만9000원에 판매 중이고, LG전자 역시 4포트 HDMI 셀렉터에 웹OS 기반 스마트 기능까지 갖춘 지상파 UHD 셋톱박스를 6만 9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식 UHD TV가 판매되고 있으며, 일반 매장에서도 미국식 표준이 적용된 UHD TV 구매가 권장되고 있다.
신 의원은 “이러한 일반 매장 운영과 달리 가전사는 올해 공공기관에 유럽식 구형 UHD TV를 9,583대나 공급했다”며 “결국 공공기관의 잘못된 구매로 지상파 UHD 방송을 보려면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해야 하는 등 국민 세금이 이중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의원실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납품한 7,954대의 UHD TV 중 69.7%가 유럽식이었으며, LG전자는 4,288대 중 94.1%가 유럽식이었다.
신 의원은 “회수된 줄 알았던 유럽식 UHD TV가 공공기관에 버젓이 납품된 것을 보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재고‧털어내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한민국 대표 가전사답게, 유럽식 UHD TV 구매자 피해 보상과 더불어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과기정통부가 공공기관에 제대로 된 표준 제품 구매 안내를 안 한 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 및 공공기관에 UHD TV 구매 관련 안내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