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분리 징수보다 공영방송 정치 독립이 우선”

“수신료 분리 징수보다 공영방송 정치 독립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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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대통령 비서실이 ‘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을 국민제안 홈페이지에 올린 것을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수신료 분리 징수보다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은 3월 9일 국민제안 홈페이지 ‘국민 참여 토론’ 페이지에 ‘TV 수신료 징수 방식(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최근 대부분 가정에서 별도 요금을 내고 IPTV에 가입해서 시청하거나 넷플릭스 같은 OTT를 시청하는데, 전기요금 항목에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납부하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통령실 국민제안을 통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신료 통합 징수 방식을 두고 여러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수신료 징수 방식이 적절한지, 보다 합리적인 징수 방식이 있는지, 나아가 수신료 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들려달라”고 요청했다.

언론노조는 10일 성명을 통해 “중앙일보 기사 따르면 대통령이 ‘공영방송을 보지도 않는 국민까지 수신료를 내는 것이 맞느냐’며 수신료 분리징수 검토 지시를 내렸다 한다”며 “공영방송을 보는 사람만 수신료를 내야 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취임 이후 점점 심해지는 공공성에 대한 무지를 바닥까지 드러낸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공영방송 같은 공공서비스는 수요와 공급의 논리나 시장 실패의 논리가 아니라 누구나 필요할 때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의 보장”이라며 “공영방송 수신료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를 거쳐 낡은 방송법과 제도를 개선하며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신료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수신료라는 공적 재원에 대한 문제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보지 않고 징수 방식만을 바꾸겠다는 발상은 한 편의 풍자소설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는 마지막으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자신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혈세’를 운운하며 수신료를 들먹일 시간이냐”며 따져 물은 뒤 “수십년 동안 이어진 공영방송의 정치적 구속과 압력에서 벗어나게 해야 할 책임은 당신들에게 있다. 이 책임의 시작은 바로 국회에서 몇 달 째 체류 중인 공영방송 정치 독립 개선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