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MMS 로드맵 부재가 가장 큰 문제”

“방통위 MMS 로드맵 부재가 가장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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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ulti-Mode Service, MMS) 활성화를 가로막는 근본적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공공복지 증진에 이바지해야 할 책임이 있는 방통위가 원칙도 방향도 분명치 않은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MMS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3월 2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 YMCA에서 열린 ‘시청자 관점에서 본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노영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사무국장은 “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MMS 활성화를 방해하기도 하지만 근본적 책임은 방통위에 있다”며 “신규 서비스 도입 시 우선 고려 대상은 국민인 시청자의 권익이 돼야 하는데 방통위가 이를 잊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업자에게 MMS를 허용치 않음으로써 MMS 활성화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MMS는 하나의 채널 대역 내에서 여러 개의 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지상파 MMS가 활성화되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MMS를 실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유료방송 업계의 반발로 아직까지 도입되지 않았다. 현재 EBS가 유일하게 EBS2를 시범 서비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과의 갈등 때문에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 사무국장은 방통위가 EBS에 한해 MMS 시범 서비스를 허용한 것을 두고 “지속적으로 MMS를 원하고 있는 공영방송 KBS에 MMS를 허용치 않고 있다”며 “방통위가 적극적인 다채널 추가 도입 의지가 있는지, 비용을 지불하고 무료방송을 시청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현 수신환경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확대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방통위, 시청자단체 공동토론회에 불참…탁상공론 행정 지적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여러 번 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장은커녕 사무관조차 오지 않았다. EBS MMS에 관심이 있는지, 유료방송 때문에 KBS에 MMS를 허용하지 않은 건지 묻고 싶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뒤 “모두 다 의지가 있는데 단 한 군데 방통위만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 역시 “현장의 이야기를 안 들으니 방통위가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겠느냐”며 기본적으로 방통위의 로드맵이 부재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방통위의 장기적인 로드맵 부재를 MMS 논란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MMS 도입 시 MMS의 목적, 일정, 방향 등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신 환경 개선해 매체선택권 보장해야”

MMS가 제대로 도입되기 위해선 수신 환경 개선과 적극적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 사무국장은 “안테나뿐 아니라 공시청으로도 직접수신이 가능하고, 직접수신과 유료방송을 동시에 보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 이후 난시청 지역이 많이 해소됐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홍보로 시청자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그동안 유료방송이 공시청 시설을 장악하고 훼손해왔는데 훼손된 공시청 시설을 보완하는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직접수신에 대한 홍보와 함께 수신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병열 DTV코리아 사무총장도 “우리나라의 70%가 다세대 또는 공공주택인데 여기의 공시청 시설이 유료방송에 의해 무단 점유 및 훼손된 사례가 있다”며 “공시청 시설을 유지 및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공감했다. 박 사무총장은 “공시청 시설만 잘 유지되면 시청자들이 굳이 안테나를 달지 않아도 편리하게 지상파방송을 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매체선택권이 보장된다”며 공시청 시설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법‧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