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위한 주파수는 없다?

방송을 위한 주파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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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Hz 대역 주파수의 통신용 전환을 전제로 하는 주파수 정책 일원화 주장이 등장해 논란이다.

이병기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교수는 19일 KT 주최 기자대상 워크숍에서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의 현주소와 대도약 방안’이라는 발표를 통해 “융합시대에는 통신과 방송도 똑같은 수평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전하며 “700MHz 대역 주파수를 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관리하나. 방송을 위한 주파수가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의 해당 발언은 전형적인 통신진영 논리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의 기저에는 “모든 주파수의 통신용 할당이야말로 진정한 창조경제의 구현이다”라는 의식이 바닥에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파수는 유한의 자원이며 관련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합당한 분야에 골고루 배분되어야 마땅하기 때문에, 이 교수의 발언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이 교수는 통신사들의 데이터 종량제 폐지에 대해 “데이터 종량제가 사라지고 이용량이 늘어나도 요금을 똑같이 내는 이용자들이 생긴다면, 결국 이용량이 적은 계층이 손실액을 보전해야 하는 불공평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데이터 종량제 폐지의 이유를 통신사의 무분별한 주파수 자원 낭비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통신 업계 공존의 길에서만 찾은 부분은 아쉽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