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방송영상 분야의 통합적 발전을 위한 컨트롤타워인 방송영상혁신기구의 설립 및 운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준호 민주당 의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12월 8일 공동 주최한 ‘미래 방송 발전을 위한 방송혁신기구 설립·운용방안’ 세미나에서는 현행 미디어 진흥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차기 정부의 미디어 거버넌스와 방송 미디어 분야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박성제 한국방송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국내 방송 영역은 이렇다 할 진흥이나 지원 정책 없이 각종 규제 사슬 아래 급속하게 경쟁력을 상실해 나가고 있다”며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방송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방송 정책 및 혁신 기술 개발 등 방송 발전을 주도해 나갈 방송혁신기구의 설립을 통해 K-콘텐츠가 앞으로도 그 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 관심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진흥 정책을 ‘산업 진흥’으로 축소해서 정의할 것이 아니라 ‘공유된 공공가치의 실현을 위한 행정적 지원(service)’으로 확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지금까지의 방송영상 진흥 정책은 초과 이익을 내는 지상파 방송에 책임을 부과해 해결하는 방식이었으나, 지상파가 더이상 초과 이익을 내지 못하자 문제가 발생했다”며 “장기적인 비전이 부재한 진흥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로 파편화된 미디어 부처가 각자 다른 정책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통합 조정하는 새로운 미디어 거버넌스 논의과정에서 자칫 방송 미디어의 가치가 무시된 채 단순히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만을 국가 경쟁력의 동력으로 인식하는 착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교수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방송영상 분야의 정체성을 전문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방송영상혁신기구의 설립과 운영을 제안했다. 해당 기구가 방송영상 분야의 씽크탱크(Think Tank)또는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로 역할하며, 미디어 발전기금의 통합적인 운영, 진흥 과제의 연구개발, 산업성과 공공성의 조화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정상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미디어 관련 정책이 연구 없이 진행돼 왔다고 지적하며, “방송영상미디어 정책과 관련된 전문연구기관 신설이 필요하다”고 발제자의 의견에 동의했다.
장대호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 과장은 “서비스가 국경을 넘듯이 규제 정책 영향도 국경을 넘어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역시 통합적 보편적 미디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