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기업, ‘소비자 중심’ 혁신·협업으로 접근해야”

“미디어 기업, ‘소비자 중심’ 혁신·협업으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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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너=곽재옥) "오늘날 미디어 시장은 나의 경쟁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양화된 미디어 플랫폼 안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플랫폼에 맞는 지속가능한 생존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혁신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미디어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 로버트 피카드 교수(Robert G. Picard, 영국 옥스퍼드대)는 지난 10월 2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4 미디어리더스 국제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하나의 TV를 온가족이 시청하던 과거에는 콘텐츠 제공자가 정해진 소수의 플랫폼을 선택했지만 다양한 멀티채널 시대인 오늘날은 케이블 채널, 위성 채널 등 플랫폼의 선택권이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전송되는 지금의 미디어 시장에서는 개인적이고 액티브한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이에 기업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다양하게 교차되는 각각의 플랫폼들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피카드 교수는 말한다. 개별화된 소비자가 미디어를 필요로 하는 특정 시각, 특정 장소를 비롯해 개개인의 동기, 니즈, 기대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그는 “지금의 미디어 시장은 6~9개월 단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기업이 대처하기 쉽지 않다”면서 “이처럼 끊임없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삶과 사회적 맥락과 관련성을 살펴봐야 하며, 그 같은 지속적 ‘혁신’과 ‘학습’의 반복 없이는 기업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 같은 기업의 혁신적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의 사고와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피카드 교수의 설명이다. 미디어 환경이 모바일과 무선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훌루(hulu), 넷플릭스(Netflix) 등 외부 경쟁사들이 TV 기반 시장에서 고객의 수입을 함께 나눠 갖는 상황에서 미디어 기업은 더 이상 외부 경쟁사들을 지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피카드 교수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케이블 사업자, 위성통신 사업자 등이 직접적으로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현 상황에서 미디어 기업들은 고객사 혹은 경쟁사들과 어떻게 협업할지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들과 함께 서비스 공동생산, 고객 개인화 기대치 만족, 세일즈와 고객 간 소통 등의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면 미디어 분야는 발전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광고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TV 기반의 새로운 시장 창출이 새로운 광고 시장을 형성하고 이것이 기업에 매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광고시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기업 중심의 물리적 활동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그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는 B2C(Business-to-Customer) 활동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객에게 접근해 제품을 개발하고 만족을 줘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트 피카드 교수는 세계적인 미디어 연구 센터 ‘로이트 인스티튜드’의 리서치 디렉터로 미디어 경제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현재 북미, 유럽, 아시아 여러 국가에 미디어 관련 정책 자문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