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내년 초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넷플릭스는 오는 2016년까지 전 세계적인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내년 초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글로벌 사업 총괄책임자는 9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2015) 개막식 기조 강연에서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한국 콘텐츠 업계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통해 한국 콘텐츠의 해외 수출은 물론 해외 콘텐츠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 보다 활발한 콘텐츠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은 이미 예견된 부분이다. 넷플릭스가 9월부터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고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자 관련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국내 이동통신 3사 등과 업무 제휴를 통해 내년 초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업계 분석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 피터스 글로벌 사업 총괄책임자는 이날 발언을 통해 ‘한국 콘텐츠 업계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강조했으며, 넷플릭스 측 역시 “넷플릭스 서비스는 스마트 TV, 태블릿, 스마트폰, PC 등 인터넷 연결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기와 연결해 이용이 가능하다.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종류의 기기에서 넷플릭스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인터넷 연결에 초점을 맞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또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콘텐츠는 물론 세계 가전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은 아시아 및 세계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을 견인할 전략적 거점”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수준 높은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단연 독보적인 시장이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넷플릭스의 서비스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영화나 TV 콘텐츠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2016년까지 50억 달러(약 5조5천억 원)를 직접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은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미 시장에 진출해 상당수의 가입자를 확보한 이동통신 3사 등과 손을 잡는다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국내 방송 업계에 끼치는 영향을 아직은 뚜렷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지상파 방송사와 CPS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사업자와 손을 잡고 진출할 지가 중요한 관점이 될 것”이라며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가 높은데 만약 지상파 콘텐츠 없는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면 영향력은 생각보다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저가 구조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통했던 가격경쟁력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이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반에서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방송인 초고화질(UHD) 콘텑츠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 진출을 발표하면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가 엄선한 맞춤형 인기 TV 프로그램과 영화 콘텐츠를 가입자들이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으며 HD 및 4K UHD급 해상도까지 지원해 가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영상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SBS 관계자는 “결국 국내 콘텐츠 시장이 넷플릭스의 공습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선 콘텐츠 제값받기를 통한 콘텐츠 생태계 선순환 구조 구축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UHD 등 콘텐츠 시장을 활발하게 이끌어내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내년 초에 싱가포르, 홍콩과 대만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