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jtbc의 <뉴스룸>이 첫 방송을 탔다. 첫 방송이긴 하지만 몇몇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가장 먼저 아시안 게임 소식을 철저히 분리했다는 점이다. <뉴스룸>은 메인뉴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아시안 게임 소식을 전혀 전달하지 않았다. 뉴스의 말미에 스포츠 뉴스 섹션을 배치하여 이곳에서만 아시안 게임 소식을 전달했다. 반면에 지상파 뉴스는 메인뉴스 내용 속에 아시안 게임 소식을 전달했고, 심지어 KBS와 MBC는 아시안 게임 소식을 톱뉴스와 함께 이어지는 복수의 뉴스로 전달했다. 물론 jtbc는 아시안 게임을 중계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경우, 지상파 메인뉴스의 스포츠 소식 도배 현상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잊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지상파 3사에서 전달하지 않았던 한–캐나다 FTA 체결 소식에 대해서도 축산농가의 몰락 우려를 전달했고, 금연사업 예산 확대에 대해서도 지상파 뉴스에서는 볼 수 없는 비판적 시각을 전달했다. 2부의 <팩트체크>코너에서는 담뱃갑 인상이 서민 증세가 아니라는 말을 검증하기도 했다. 심층적인 취재와 다양한 뉴스배치도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인터뷰를 포함한 탐사보도 기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최근 이슈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 쉽게 뉴스를 전달했다. 또한 지상파 뉴스에서 다루지 않은 다양한 이슈들이 전달됐다. 물론 진행상의 미숙함도 있었고, 1부에서 진행된 뉴스의 반복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사실상 손석희 앵커가 jtbc 뉴스를 맡으면서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 저널리즘 원칙으로서 뉴스의 공정성과 이윤 추구를 위한 뉴스의 공정성은 분명 차이가 있으며, 아무리 손석희 앵커라 하더라도 jtbc 뉴스는 후자에 가까울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jtbc 뉴스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환호를 받았고, 이러한 우려를 잠재웠다. 물론 jtbc 뉴스는 여전히 과제를 갖고 있다. 모기업인 삼성에 대한 보도, 구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개혁 보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다. 그리고 첫 방송만으로 이를 온전히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tbc <뉴스룸>은 일단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평가와 동시에 지상파 방송의 뉴스는 이러한 변화와 시도를 왜 하지 못하는가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필자는 앞선 칼럼에서 최근의 지상파 이슈를 UHD의 실현과 광고제도 완화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현 지상파 방송에게는 매우 필요하고 시급한 정책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은 온전히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현재의 지상파 방송에 너무나 많은 실망을 겪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원인은 저널리즘 기능의 상실이다. 권력에 대한 비판적 기능, 감시기능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 행사, 사건사고, 연성화된 뉴스로 대부분 채워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정책이슈와 보도의 공정성 등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상파 뉴스를 통해 자신들의 정책이슈를 노골적으로 보도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까? 저널리즘 원칙은커녕 정책과제 달성을 위한 세련된 방법도 전략도 아니다.
저널리즘 기능의 복원이 필요하다. 당장에 복원하는 것이 요원한 작업이라면, 이에 근접하려는 변화의 모습, 노력의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상파 방송은 시청자에게 외면당할 것이다. 그리고 미래도 장담할 수 없게 됨을 기억해야 한다. 뉴스와 탐사 저널리즘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던 과거 지상파 방송의 보도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