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국내 중소기업 전기차에 AI 탑재…스마트폰으로 불러 탑승 성공

ETRI, 국내 중소기업 전기차에 AI 탑재…스마트폰으로 불러 탑승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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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맵기반 운행, 오차범위 10cm, 전용보드 없이 SW로 처리”

[방송기술저널 민서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중소기업이 만든 전기차를 활용,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 없는 자동차를 부르고 탑승해 자율주행 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아이티엔지니어링과 함께 모바일로 호출해 차량 탑승이 가능한 레벨 3~4 수준의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을 개발, 시연에 성공했다고 7월 19일 밝혔다.

ETRI는 “국내 전기차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제품에 저가의 영상 센서와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고, 연구진이 개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SW를 탑재해 시연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자율주행차 관련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차가 도로주변 환경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밀지도(맵)를 자동으로 만들고 업데이트 하는 기술이다.

ETRI는 “해당 기술이 자율주행차가 센서 정보와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주변 도로상황 인식을 통해 운행되며, 인식된 결과를 사용해 정밀하게 지도를 갱신(更新)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오차범위 또한 10cm 이내로 세계적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어 “전력이 부족한 소형 전기차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제어 및 상황 판단 알고리즘은 물론 차량의 위치, 신호등, 장애물, 보행자, 차종인식 등 자율주행 AI 알고리즘의 SW를 최적화 했다”고 말했다.

기존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센서 정보 및 자율주행 AI 알고리즘을 동시에 구동하기 위해 수백 와트(W) 이상의 전력이 요구돼 왔다. 이 때문에 주로 중·대형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돼 왔는데 ETRI 연구진은 AI 알고리즘을 통합, SW 최적화로 노트북 두 대 소비전력인 100와트(W) 이하로도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구동하는데 성공했다.

자율주행차 시연은 7월 19일 ETRI 3동 연구동 앞에서 진행됐다. ETRI 연구진은 이날 주차돼 있는 자율주행차를 모바일 연동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으로 ‘ITE 카 호출’이라고 말했고, 이어 연구동 앞으로 다가온 차량은 연구진을 태웠다. 이후 ‘ITE 카 출발’이라고 말하자 목적지인 3연구동을 향해 차량이 출발했다. 교차로에 임시 설치해둔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자 차량은 정차했고 갑자기 끼어든 차량이 정차하자 자율주행차도 정차를 했다. 횡단보도를 지나는 보행자를 보고 정지하기도 했다. 이어 목적지인 3연구동 앞에 정차했다.

실제 이번 시연을 위해 연구진은 카메라 센서 2개, 라이다 센서 1대를 장착했으며, 인식, 판단 및 제어 SW 구동을 위해 소형 PC 1대, 일반 PC 1대를 사용했다. ETRI 측은 “향후 일반차량에도 연구진의 기술로 바로 부품 등을 장착, 시연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정단 ETRI 자율주행시스템연구그룹장은 “이번 시연의 성공으로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높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한 점이 의미가 크다. 이로써 자율주행기술은 차량이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이동 중 가치를 재생산하는 새로운 융합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에 참가한 ㈜아이티엔지니어링 김영한 사장도 “연구진의 도움으로 전기자동차 대량생산 체계에 단비가 되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기술 확보와 시장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