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KBS 사장 추천 회의’ 현장 검증 진행 ...

과방위, ‘KBS 사장 추천 회의’ 현장 검증 진행
서기석 KBS 이사장 등 여권 이사 모두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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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박장범 KBS 차기 사장이 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로 추천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11월 25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를 현장 검증했다.

이번 현장 검증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진행한 KBS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KBS 사장 후보 선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인사청문회에서는 박민 당시 KBS 사장이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기 전날인 10월 22일 대통령실로부터 ‘교체 통보’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KBS의 안양봉 기자와 정재준 기자는 이영일 KBS 노사협력주간으로부터 직접 이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으며, 증인으로 출석한 이영일 주간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번 현장 검증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김현·황정아·이훈기·이정헌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과 KBS 이사 11명 가운데 야권 이사로 분류되는 이상요‧류일형‧김찬태 이사가 참석했다. 서기석 이사장을 비롯해 여권 이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23일 KBS 이사회의 여권 이사들은 박 후보자를 최종 사장 후보자로 선출했다. 야권 이사 4인은 사장 선임 절차에 반발하며 퇴장해 여권 이사 7인만 표결에 참여했다.

이날 문제로 꼽힌 것은 2가지로, 야권 이사 퇴장 후 여권 이사들의 대화 내용과 박 사장 후보가 이른 시간부터 여권 이사들과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민필규 KBS 이사회 사무국장은 ‘10월 23일 야권 이사 4인이 퇴장한 이후 토론이 있었냐’는 질문에 “(여권 이사 7인이) 토론을 하고 나서 ‘임명 제청 투표’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가 곧 “제 기억 속에 (토론이) 있었다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바로 표결에 들어갔다”고 말을 바꿨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회의록을 보여주지 않는 한 믿을 수 없다”며 “오후 6시 30분 소수(야권) 이사들이 퇴장한 후 7시까지 다수(여권) 이사들이 토론을 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속기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KBS 이사회 사무국은 해당 회의록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류일형 KBS 이사는 박 사장 후보가 면접 날 여권 이사들과 일찍 만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류 이사는 “이미 면접 전날 박민 사장이 교체 통보를 받고 측근들과 술을 마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충격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청문회에서 안양봉 기자가 하는 이야기와 맥락이 맞닿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면접일에) 저 역시 이른 시간에 출근을 했는데 저보다도 훨씬 일찍 박장범 후보와 다수(여권) 이사들이 6층에 올라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박장범 후보가 사장 면접 순서가 1순위여서 그럴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수(여권) 이사들과 같이 올라가 6층에 진입을 했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며 “사전 통보 등이 있지 않았나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사장 면접 당일 KBS 이사회 개의 시간은 오전 9시 45분이었다면서 “이날 오전 7시 20분, 민필규 사무국장의 안내로 여권 이사들이 이사회장으로 이동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이사회의 공정성을 훼손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 사무국장은 “제가 안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여권 이사들에게만 일찍 오도록 통보했다고 보인다”면서 “사무국장이 몰랐다고 말을 하니, 이 부분도 주요하게 검증해야 할 지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