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불허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대한 업계의 반응이 명확하게 갈렸다.
지상파 방송사를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이번 M&A 불허 결정이 방송‧통신 시장의 공정 거래를 보장하고, 시청자와 소비자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 판단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공정위의 불허 결정을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방송협회는 “SK텔레콤은 ‘M&A를 해도 전국 단위의 유료방송 1위 사업자는 따로 있다’며 지역 권역별 시장점유율 규제를 받는 케이블의 시장점유율을 전국 단위로 반영하자고 주장해왔으나 사실상 이번 M&A 시도는 과거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합병과 같은 시나리오를 반복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SK텔레콤이 이동통신 시장지배력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전국 및 지역 단위의 유료방송 시장 전체를 독과점화하고, 매각 대금을 무기로 연기자‧연출자‧작가 등을 모두 싹쓸이했다면 방송 시장은 두 재벌 대기업에 의해 황폐화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입자 수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케이블 업계의 구조조정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케이블 산업은 인터넷TV(IPTV) 도입 전 3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독점적 유료 매체였고,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재산상황 공표 자료에서도 지난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전체 영업이익은 4,056억 원, 평균 영업이익률은 18%에 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한국케이블TV방송(SO)협의회는 “이번 결정으로 지역 방송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케이블을 대형 통신사와의 무차별 경쟁에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일부 사업자의 M&A를 통한 자구 노력도 차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정부와 국회가 향후 실효적인 공정 경쟁 정책 및 케이블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SO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케이블 산업 경쟁력 확보 위한 지원 △실효적 방송‧통신 공정경쟁 정책 도입 △케이블 지역성 보호 및 정책 현안 해소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케이블산업은 정체기를 겪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위기 극복 대책을 수립하고 정부에 지원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O협의회는 “IPTV 도입 이후 통신사들은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를 위해 IPTV와 유선통신 상품을 무료 또는 저가화 하는 비정상적 결합판매 행위로 유료방송 산업 발전을 황폐화시켰다”며 “이동통신사들의 약탈적 행위를 막을 수 있도록 결합상품에서 이동통신을 제외하거나 현금 마케팅을 통한 시장 파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