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방통위에 2심에서도 승소…“‘현저성’ 증명 못해” ...

페이스북, 방통위에 2심에서도 승소…“‘현저성’ 증명 못해”
방통위 “재판부, 이용자 입장에서 피해 정도 판단하지 않아 유감…상고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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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페이스북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이원형 한소영 성언주 부장판사)는 9월 11일 페이스북이 “시정명령 등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방통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방통위는 2018년 3월 페이스북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를 의도적으로 임의 변경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망을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려 서비스 이용을 부당하게 제안했다며 과징금 3억 96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시정명령 등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해 8월 22일 1심에서 재판부는 접속경로 변경 과정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항소심의 쟁점은 접속경로를 변경한 페이스북의 행위가 정보통신사업법상 금지하는 ‘전기통신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인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현저성’이 충족돼야만 정보통신사업법과 관련 시행령에 따른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방통위는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근거에 기초해 ‘현저성’ 요건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 전후로 속도가 어느 정도 저하되기는 했지만, 이용자들은 주로 동영상이나 고화질 사진 등 일부 콘텐츠를 이용할 때만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본질적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게시물 작성과 열람, 메시지 발송 등의 서비스는 접속경로 변경 이전과 마찬가지로 큰 불편함 없이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변경한 행위가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쳤는지’가 증명되지 않아 제재가 부당하다는 것이다.

접속경로 변경 행위 중 일부가 처분 근거인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42조 1항)이 시행된 2017년 1월 31일 이전에 이뤄진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2017년 1월 30일 이전에 이뤄진 접속경로 변경에 대한 처분은 근거법령이 존재하지 않아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판결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서울고법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한국 이용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반편, 방통위는 “법원의 판결문을 분석하고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1심은 페이스북의 임의 접속경로 변경이 이용 제한이 아니라고 봤지만, 2심은 이용 제한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며 “재판부가 현저성에 대해 그 당시 피해를 본 이용자의 입장에서 판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방통위는 “이용자에 대한 차별이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규제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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