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

[파워인터뷰] 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주파수 정책의 기본? … “공익과 공공복리의 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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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정부는 2012년 12월 31일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서 남겨진 700MHz 주파수 용도를 두고 몇 년째 고심 중이다.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한 방송 업계에서는 국내 전파 자원의 활용 계획인 ‘주파수 분배표’를 보면 700MHz 주파수 용도가 여전히 TV 방송용으로 표시돼 있고, 디지털 전환 이후에도 난시청 문제가 현존하는 상태에서 이 대역을 유휴 대역으로 인식하고 용도를 고민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이들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한 통신 업계에서는 트래픽 폭주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700MHz 주파수를 포함해 더 많은 주파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용도 결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방송 업계와 통신 업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난감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파수는 국가의 자산이기 때문에 국민의 이익을 위해 우선 활용돼야 함에는 틀림없다. 이에 본지는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첫 주제로 주파수 정책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이고, 현 정부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주파수 전문가로 손꼽히는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의 김광호 교수를 만나봤다.

 

Q : 모든 주파수 정책의 기본적인 방향, 즉 목표는 어디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가?

A : 주파수의 분배 및 할당의 문제가 방송통신의 주요 정책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선 기반의 네트워크 환경이 실외로까지 확대되면서 주파수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정된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가 라는 점에서 ‘전파자원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가’와 ‘정해진 용도 하에서 누구에게 사용 권한을 부여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전파 정책의 중요 과제가 됐다.

과거부터 주파수 배분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공익이었다. 주파수 자원이 희소해서 원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분배해 주기 어렵기 때문에, 누가 좀 더 공익 목적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지를 비교 심사해서 주파수 이용권을 제공했었다. 법적으로 볼 때도 전파는 공공재로서 국가는 주파수라는 희소한 자원을 분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헌법이 국민 주권을 규정하고 있는 이상 포괄적이고 정서적 차원에서 전파는 주권자인 국민의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그로 인해 전파 이용에 있어 공공성이 부여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전파법의 목적을 보면 ‘전파의 효율적인 이용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전파이용과 전파에 관한 기술의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전파 관련 분야의 진흥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전파법 제1조) 이를 이루기 위하여 ‘정부는 한정된 전파자원(電波資源)을 공공복리의 증진에 최대한 활용하기 위하여 전파자원의 이용촉진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고 시행하여야 한다.’(전파법 제3조)로 돼 있다. 즉 주파수 정책의 기본 방향은 공익과 공공복리의 증진이라 할 수 있다.

Q : 현재 주 파 수 정책에서 가 장 뜨거운 이슈인 700MHz 주파수 정책 추진 방향을 평가한다면? 특히 지난해 추진된 주파수 정책에서 아쉬웠던 점은?

A : 그동안 700MHz 주파수 이용에 관해서는, 전반적으로 관련 기관들이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고 통신지향적인 정책 결정을 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아쉬움이 있다.

700MHz 주파수 이용에 관한 주파수 정책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2012년 1월에 발표한 ‘모바일 광개토플랜 1.0’에서는 2013년까지 700MHz, 1.8GHz 및 2.1GHz 대역 등 3개 대역 170MHz 폭을 확보하고, 시장 수요 및 국제 표준화 일정 등을 고려해 2012년 말까지 할당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 했다.

그러나 2012년 9월에는 700MHz 대역에서 이용되고 있는 무선마이크 이용 실태를 뒤늦게 파악하고는 2013년부터 700MHz 대역의 무선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기존에 700MHz 대역 무선마이크를 사용하던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2013년부터 수입 제조 판매를 금지하고 단속을 실시하되, 이용자에 대해서는 700MHz 대역을 특정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시점까지는 계도 기간을 가지기로 결정했다고 원래의 결정을 후퇴했다.

2013년 12월에는 모바일 광개토플랜 2.0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당 대역에서 비면허 무선마이크의 이용을 2020년까지 허용한다는 발표를 해 결국 2012년부터 2013년까지 700MHz 대역에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40MHz 확보해준다는 계획을 2번에 걸쳐 변경한 셈이 되었다. 이 같은 사례는 700MHz 주파수 정책이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추진되어 그 결정의 실효성 및 안정성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재난망과 관련해서도 세월호 사건 발생 후에는 별도의 TF를 만들어 급속하게 700MHz 주파수 대역을 재난망용으로 분배하는 것을 추진해 700MHz 주파수의 이용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적 판단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국회에서도 많은 지적을 받았지만 국가 중대 자산인 주파수 관련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금번 700MHz 주파수 사례를 거울삼아 추후에는 이해 당사자들의 폭넓은 참여와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합리적 이용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Q : 방송 업계는 난시청 해소와 무료 보편적 서비스 확대를, 통신 업계는 트래픽 해소와 글로벌 추세 및 세수 확보 등을 내세우고 있는데 전문가 시각으로 봤을 때 각각의 근거는 타당한가?

A : 지상파방송, 특히 공영방송은 일반 국민들이 특별한 경제적인 부담 없이 방송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직접수신율이 낮고 난시청 지역이 존재해 다수의 국민이 유료방송에 가입해 지상파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의 직접수신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SFN이 불가능한 ATSC 전송방식의 한계 때문이다. 현재의 지상파방송은 같은 방송국 신호여도 중계소가 다르면 상호 간섭을 주기 때문에 많은 채널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TV용으로 할당된 38개 채널을 다 쓰고도 주파수 부족으로 중계기 확충이 어렵다. 또한 방송권역 때문에 출력을 높일 수도 없어서 여전히 난시청 지역이 남아 있고, 가정에서 원활한 수신을 위해서는 별도로 옥외 안테나를 설치하거나 공청시설을 이용하여야만 해서 직접수신비율이 낮다.

이처럼 직접수신이 곤란하여 무료인 지상파방송을 유료방송에 가입하여 시청할 수밖에 없는 게 일반적인 현실이므로 지상파 수신환경을 개선하여 시청자에게 무료보편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체 선택권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SFN 구성이 가능하고 전송효율이 우수하며 난시청 문제를 손쉽게 해소할 수 있는 지상파 차세대 방송의 전송방식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현재 방송에서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것은 700MHz 주파수 대역 외에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런 차원에서 지상파방송에 있어서는 700MHz주파수 대역은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통신사가 700MHz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받으려는 이유 중 하나는 모바일 데이터 이용량 증가로 향후 주파수가 고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통신 관련 사업자들은 현재의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증가세에 비추어 2020년경에는 이동통신에 무려 600MHz의 대역폭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통신사의 주장에 대해 여러 가지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현재 이동통신용 주파수로 할당된 대역 중에 미 할당 된 대역이 157MHz가 존재하고 S K T가 반납해야할 1.8GH z 대역 중 20MHz가 있어 실제로는 177MHz의 여유가 있다고 한다. 또한 현재 사용 중인 2G용과 3G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역은 이후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대역이 되므로 주파수의 고갈현상은 기우에 불과하며 국내 통신 3사는 해외 주요국이 사용하는 주파수보다(1국가 평균 320MHz) 월등히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미국과 비교해보면 미국에서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상위 5개 사업자가 쓰는 LTE주파수 용량(190MHz)보다 우리나라 3개 이동통신사업자(200MHz)가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통신사의 트래픽 해소를 위해 필요한 효과적인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것은 미래의 적정주파수 소요량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다.

특히 데이터 트래픽 폭증을 유발하는 것은 동영상이라는 점이 감안돼야 한다. 초고화질 동영상 전송에 400Mbps급 서비스를 가정하고 있는데 HEVC 기술을 사용하면 HD급은 5Mbps, 4K UHD 조차도 30Mbps 이하의 전송 속도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에서는 모바일 단말기로 무선데이터를 보내는 양의 71%가 이동 통신망이 아니라 와이파이(WiFi)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모바일 통신망의 부하를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와이브로, 위성DMB 등 기존 통신용 주파수 중 활용도가 낮아 쓰지 않는 대역을 재활용하거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여 증가하는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방안을 생각할 필요가 있고 이에 따른 변화된 환경과 새로운 수요, 현재 상황에 맞는 트래픽 예측치를 이용하여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700MHz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 대역의 주파수를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고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추세에 대해서도 실제 세계 각국은 700MHz대역의 주파수를 동일하게 사용하지는 않고 그 특성에 따라 상이한 주파수를 사용한다. 국내의 ‘모바일 광개토플랜’은 아시아–태평양–통신협회의 계획인 APT 700 Plan에 근간을 두고 있으나, APT 700 Plan은 세계 주요 모바일 통신시장의 밴드 플랜과 일치되지 않아 조화가 안 된다.

미국과 캐나다는 전 세계 어디와도 조화가 안 되는 700㎒ 대역을 가지고 있고, 일본은 공공주파수 대역인 ITS(지능형 교통시스템)로 인해 APT 밴드 플랜과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도 아직 방송용으로 사용 중이며, 2022년 이후에 이동통신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과 인도는 TDD 방식을 사용 중이므로 우리나라 방식과 조화가 어렵다.

Q : 정부는 700MHz 주파수를 방송과 통신이 같이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하는데 전문가로서 가능하다고 보는가?

A : 구체적으로 그 효율적인 방안이 적절한지에 대해서 지금 실제 활용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충분한 검토와 논의,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전파간섭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실질적 이용가능성이 있기 전에는 이를 응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그것보다 현재 지상파방송에서 내놓은 의견, 즉 700MHz 대역을 영구히 사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700MHz 주파수를 재난통신과 방송에 우선 배정하고 추후 방송용으로 배정한 주파수를 700MHz 대역 주파수의 국제적 로밍이 필요한 시기에 이동통신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당장 수요 용도로 사용이 불가한 이동통신용으로의 배정 시기를 늦추고 우선 방송에 활용하는 것이 귀중한 공공자원인 주파수의 효율적, 합리적 이용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Q : 700MHz 주파수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면?

A : 700MHz 대역 주파수의 향배에 따라 방송이 가지는 무료 보편적 공공의 미디어 서비스가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퇴보하느냐의 기로에 놓였으며, UHDTV의 발전 주체중의 하나가 지상파방송이 되느냐를 두고 새로운 뉴미디어의 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파수 분배는 대단히 중요한 사회적 이슈이다.

필요 주파수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여유 주파수’를 먼저 선정해 매각하면 나중에 공공성과 공익을 위해 사용할 주파수가 부족하여 공익이나 공공성 실현이 포기될 수 있고, 또는 그를 위해 다시 사회가 주파수를 재구매해야 한다면, 어느 경우건 엄청난 규모의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공공의 이익 최대화를 최대한으로 구현할 수 있는 주파수정책이 검토되어야 한다. 주파수 정책처럼 가역성이 없는 정책인 경우에 할당된 주파수는 단기간 내 재배치가 불가능 하므로 기존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규 서비스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이득 못지않게 중 장기적 전망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공공재로 간주되는 전파의 특성상 전파의 이용은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공공복리의 증진에 최대한 활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상파방송이 제공하는 공적 기능과 사회적 역할은 전파를 통한 공공복리의 증진에 부합한다. 700MHz 대역 주파수 논의에 있어서 기술적인 측면에 앞서 검토해야 할 것은 우리사회에서의 방송의 역할이다. 방송법 제 1조를 보면 ‘이 법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형성 및 국민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방송 정책의 핵심은 공 공성과 공익성의 실현하 는 것이며 700MHz 대역에 관한 논의 역시 이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스마트 시대의 도래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면서 유료방송 시청자들의 서비스비용 지불이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 디지털정보 불평등(Digital Divide)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공익적인 차원에서 무료 보편적 서비스의 구현이라는 방송의 기본적 책무와 미래 사회를 위해 보다 나은 방송기술의 발전을 통한 사회 소외계층의 정보격차해소라는 측면에서 방송정책과 주파수 정책이 검토돼야 한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의 UHDTV 등 차세대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실시를 위한 주파수 대역으로 700MHz 대역이 기존 디지털방송 주파수 대역과의 연속성, 호환성과 주파수 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하다는 점이 감안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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