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DMB 여전히 ‘가시밭’

지상파 DMB 여전히 ‘가시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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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았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이하 DMB)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손 안의 TV’로 불리며 등장한 DMB는 휴대폰 등 휴대용 IT 기기만 있으면 TV와 라디오 방송은 물론 날씨, 교통, 금융정보 등 데이터 방송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적 파급효과는 물론 기술 수출 기대까지 한 몸에 받았었다.

하지만 현재 위성 DMB는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고, 지상파 DMB 역시 지난 6년 동안 올린 매출과 누적적자가 비슷한 수준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4200만 대에 달하는 단말기가 보급됐지만 무료 방송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채 가입자 수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지상파 DMB 사업이 흑자를 기록하며 런던올림픽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으나 이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보도였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지상파 DMB 같은 경우 지상파 방송사에서 따로 독립된 매체가 아니다보니 회계가 분리되어 있지 않아 콘텐츠 제작비, 콘텐츠 운영비, 망 구축 및 확정비 등이 배제돼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잃은 것이 DMB 사업의 주요 쇠락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통신망으로 끊김 없는 고화질의 N-스크린 서비스 등의 선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이 화질과 커버리지가 떨어지는 DMB 방송을 보지 않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 정책적 지원 부족도 한 몫을 했다. 사실 DMB 서비스는 정부가 나서 해외 수출에 주력해 온 기술이다. DMB 기술은 유럽의 디지털오디오방송인 DAB를 바탕으로 멀디미디어방송 개념을 더한 순수 국내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개발도상국에도 DMB 기술이 수출돼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내 시장에서 DMB 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미루고 있다.

이에 이봉재 지상파DMB특별위원회 사무국장은 “지상파 DMB의 유일한 수익 창구는 광고 매출밖에 없는데 종편 등 매체가 점차 증가하면서 광고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서비스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어 “지난 4월 일본의 경우 방송과 통신 서비스가 결합한 새로운 모바일 방송 NOTTV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 서비스는 실시간으로 고화질 방송을 시청할 수도 있고, 영화나 드라마, 만화, 게임 등 원하는 콘텐츠를 폰에 저장했다가 이용할 수도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면서 “지상파 DMB 자체가 방송의 연장선으로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는데 주파수 지원을 비롯한 정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시청자 복지를 확대할 수 있지 않느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