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시사기획 창’ 논의 보류

방심위, ‘시사기획 창’ 논의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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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업 사태를 다룬 KBS 1TV <시사기획 창>을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MBC 사측은 지난 7월 1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 노조)의 파업을 다룬 <시사기획 창-2012 노동자의 삶> 편이 MBC 사측을 일방적으로 비난했다고 판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방송심의를 신청한다”고 밝히며 <시사기획 창> 측에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앞서 지난 7월 10일 방송된 ‘2012 노동자의 삶’ 편에서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MBC 파업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이에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1987년 노동자 투쟁 25주년을 맞아 노동자의 삶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내용 중에 화물연대와 택시노조 투쟁과 함께 장기 파업으로 접어들고 있는 MBC 파업도 들어간 것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MBC 사측은 이를 두고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2항을 보면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해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하는데 <시사기획 창>은 MBC 노조의 입장만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조치와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1억 원을 요구하는 언론조정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심위에서도 이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열린 회의에서 여당 측 위원들은 <시사기획 창> 제재수위를 결정하려면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이하 방송심의소위)에서 관련 제작진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후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야당 측 위원들은 먼저 해당 프로그램이 심을 받아야 하는 지를 전체회의에서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야당 측 위원들은 “여러 노사 갈등 중 하나의 부분인데 왜 유독 MBC 파업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시사기획 창> 자체가 심의 받을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심의를 진행하려면 그 진행사항에 대한 허가를 먼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여야 위원간 공방만 오고간 채 결론이 나지 않자 권혁부 방심위 방송심의소위 부위원장은 “후에 다시 논의하자”며 결국 안건을 보류한 채 회의를 마쳤다.

<시사기획 창>을 둘러싼 논란은 타사의 방송 프로그램을 두고 방송가 고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이례적인 상황 자체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지만 여야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 이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