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 다수 있었다”

“KBS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 다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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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진실과미래위원회, 심의실의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 조사결과 발표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08년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KBS 내부의 게이트키핑이 강화되면서 제작 자율성을 침해한 사례가 다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KBS진실과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는 1월 29일 제8차 정기위원회를 열고 ‘심의실에 의한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 조사 보고서’를 채택, 의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진미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8월 김인규 사장은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서 방송 사고를 줄여야 한다며 심의실장에게 ‘방송 사고 제재 가이드라인’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에 따라 심의규정 위반 제작자에게 제재를 하는 ‘심의지적평정위원회’ 규정이 개정됐고, 인사위원회 회부‧경고‧주의 등으로 이어지는 제재 수위가 대폭 상향 조정됐다.

진미위는 2010년 9월 규정 개정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개최된 총 185차의 심의지적평정위원회 결과를 전수조사한 결과 △‘공정성’ 위반을 이유로 총 8건 제재 △공식 심의 절차 없는 수정 요구 △심의규정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제재 및 방송 보류 조치 등 다수의 침해 사례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진미위 관계자는 “‘공정성’은 단순히 수치적 균형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저널리즘적 판단이 필요한 개념이지만 위 사례들에서는 대부분 ‘기계적 균형’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아 정부‧여당에 불리한 내용이 유리한 내용보다 많으면 이를 ‘공정성’, ‘객관성’ 위반으로 간주해 제재를 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심의평에 없는 내용에 대해 심의실이 수정을 요구하는 사례들이 있었는데 심의실은 제작 최종 단계에서 심의 규정에 어긋나는 내용에 대한 수정과 방송 보류를 요구할 권한이 있지만 심의평을 쓰지 않은 상황에서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데스킹 행위’로 편성규약 위반의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진미위는 “심의규정에는 심의실장과 심의위원, 취재 및 제작 부서장들로 구성된 ‘심의지적특별평정위원회’에서 ‘방송 불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취재 및 제작 과정에서 일어난 분쟁을 편성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조정하도록 하고 있는 ‘편성규약’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며 “향후 심의규정 개정 시 심의지적특별평정위원회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하고 이의가 있을 시 편성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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