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산불 재난방송 맹비난에 TF 가동…“전면 개선할 것”

KBS 산불 재난방송 맹비난에 TF 가동…“전면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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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강원도 산불이 여의도 면적을 태우는 등 굉장히 심각한 상황임에도 재난특보 대신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해 질타를 받고 있는 KBS가 재난방송 시스템 전면 개선에 나섰다.

양승동 KBS 사장은 4월 10일 아침 임원회의에서 “이번 재난방송에 많은 직원들이 수고했지만 국민 눈높이에 미흡했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고 재정비하자”고 말했다. 양 사장은 “특히 장애인과 노약자, 외국인들이 KBS 재난방송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매뉴열을 보강하고 시스템을 강화함은 물론 모의 방송도 충분히 해 골든타임에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고성 산불은 지난 4일 오후 7시 17분쯤 발생했고, 오후 10시에는 국가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재난주관방송사인 KBS는 ‘뉴스9’ 5번째 꼭지로 산불 뉴스를 조금 다뤘으며, 화재 발생 3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10시 53분이 돼서야 뉴스특보를 내보냈다. 심지어 뉴스특보에는 8분이라는 짧은 시간만을 할애했고, 이후 11시 05분부터는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KBS 스스로 재난주관방송 지위를 버린 것”, “케이블인 CJ영동방송이 KBS보다 뉴스 특보가 빨랐다는 게 말이 되는 거냐”, “수신료가 아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고, 정치권에서는 “산불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공포에 사로잡혀있었으나 KBS는 강 건너 불구경식 태도로 일관했다”면서 “재난방송을 통해 재난상화, 대피 등의 정보를 신속히 알리는 대신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한 이유가 무엇이냐. KBS는 국민 생명보다 김제동 출연료 챙기기가 우선인가? KBS의 K는 김제동의 K인가”라고 맹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이번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KBS는 전사적인 재난방송 개선 TF를 설치해 △기존 재난방송 체계 전면 재점검 △‘재난방송 매뉴얼’ 대폭 개선 보완 △재난방송센터 인력과 장비 보강 △피해 예방 중심의 정보 제공 △재난방송 체계 강화 △수시 모의 훈련 실시 △디지털모바일 부분의 재난 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 △수어 방송 실시 등 다각적 보완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양 사장은 “KBS는 공영방송이자 국가기간방송으로서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만큼 이 역할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수행하지 못하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KBS 재난방송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는데 노와 사가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