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해고’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1호 진정

‘부당 해고’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1호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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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 아나운서들이 일하는 사무실 ⓒ법률사무소 휴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첫날인 7월 16일 MBC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이 법을 근거로 서울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직장 괴롭힘을 내용으로 한 ‘1호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MBC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는 첫날 아나운서들의 사정을 해당 법 위반 1호 사건으로 진정하고자 한다”며 “사측은 복직한 아나운서들을 별도 사무실에 격리한 채 아무런 업무를 주지 않고, 사내게시판과 이메일 접속을 차단하는 등 고용노동부가 밝힌 직장 내 괴롭힘 대표 사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계약직으로 입사한 MBC 아나운서 10명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계약 만료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는 해당 계약 만료가 ‘부당 해고’라는 판정을 내렸다. 중노위는 △채용공고문에 정규직 전환 가능성을 기재한 점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채용시험을 치르고 급여를 준 점 △지상파 3사 아나운서를 계약직으로 채용한 전례가 없었던 점 △아나운서 국장 등이 수차례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점 등을 근거로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회사와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고 충분히 기대할 만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을 인정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이에 불복한 MBC는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해당 아나운서들은 MBC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소송과 근로자지위보전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5월 13일 이들의 근로자 지위를 본안 소송 판결까지 임의로 보전하는 취지의 가처분을 인용했다. 7명의 아나운서들은 5월 27일부터 회사에 복귀했지만 회사는 이들을 기존 아나운서국이 아닌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배치했다.

류 변호사는 현재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예시로 △정당한 이유 없이 훈련·승진·보상·일상적인 대우 등을 차별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돼 있지 않은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음 △업무에 필요한 비품(컴퓨터·전화 등)을 주지 않거나 △인터넷·사내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함 등을 들고 있다. 이 같은 조항들을 위반하면 대표이사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류 변호사는 “당사자들은 차라리 해고를 당하는 게 낫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괴로워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에 맞춰 MBC 측의 노동인권 의식에 책임을 묻고자 진정을 넣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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