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VS 유료방송, 재송신료 갈등 심화

지상파 VS 유료방송, 재송신료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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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지상파 재송신료(CPS)를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주문형 비디오(Video On Demand, VOD) 가격 인상을 요구한 가운데 유료방송사업자들이 공동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와 CPS 협상 중에 있다. 먼저 지난해 1231일로 계약이 종료된 티브로드와 CMB는 계약서에 따라 계약 만료 3개월 전인 지난 10월부터 CPS 재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티브로드와 CMB를 포함해 아직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CJ헬로비전 등 MSO 5개사와 함께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CPS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한 데에 지상파 방송사가 참여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티브로드와 CMB 등 케이블 업계에서는 지상파 방송사가 CPS 금액을 기존 280원에서 35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과 국민관심행사(올림픽월드컵) 재송신 대가 50원을 포함한 4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CPS 산정 기준이 명확치 않다고 주장하는 반면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 업계가 협력키로 했으면서도 CPS 재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서 CPS를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갈등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CJ헬로비전(2월 SBSMBC, 4월 KBS), 현대HCN(6), 씨앤앰(9)과의 CPS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CPS 금액 인상 조치는 현재 지상파가 처한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광고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IPTV 28%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광고 매출은 성장한 반면 지상파 방송사는 3.5% 등 지난해에 이어 광고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광한 MBC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지상파 광고 시장 규모가 19,000억 원을 밑돌아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에 비해 75%에 불과하다며 지상파 방송사의 힘겨운 상황을 전했다.

최근 KBS미디어, MBC, SBS콘텐츠허브의 VOD 가격 인상 움직임도 프로그램 제작비 상승과 광고 감소에 따른 연장선으로 보인다. SBS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 비용을 들여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채널 배치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실제로 지상파 사이사이에 홈쇼핑 채널들을 배치해 연간 수천억 원의 수익을 거둬들이면서 올 상반기에만 1,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지상파의 입장은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상파 방송사의 법무대리인 법무법인 화우가 15일 남인천방송에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행위 중지 요청제하의 형사소송을 위한 최고장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우는 남인천방송이 계속해서 지상파방송을 무단으로 동시 재송신하고 있다며 합법적인 재송신 계약 체결 등 무단 재송신 해소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요청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로 인한 형사상 법적 책임을 추구할 예정이라고 경고했지만 남인천방송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남인천방송과 같은 지역 SO들은 별도의 CPS를 내지 않았으며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현재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들은 저작권법에 따른 정당한 절차라는 입장인 반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영세사업자까지 압박해 CPS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CPS를 둘러싼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