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된 UHD 본방송, 더 높이 뛰기 위한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사설] 연기된 UHD 본방송, 더 높이 뛰기 위한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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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유주열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이 마침내 조정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본방송 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수정 부분과 장비 정합 테스트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지상파 UHD 본방송 개시일을 오는 5월 31일로 조정했다. 애초 2월 말로 본방송 개시 일정을 정해 놓았지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방송 현업 단체에서는 무리한 본방송 개시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방송기술인들은 현 준비 상황에서 2월 말 본방송은 무리라며 이대로 일정을 강행했다간 방송 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방송협회에서도 위와 같은 이유로 UHD 본방송 개시일을 9월로 미뤄줄 것을 방통위에 공식 요청했으나 5월 31일로 조정되는 수준에서 일단락됐다.

지상파의 요구안대로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석 달의 장비 테스트 및 준비 기간을 갖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당초의 본방송 개시 일정을 지키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방송주무부처인 방통위로서도 본 사안을 두고 심사숙고한 흔적이 보인다. 모쪼록 보다 완성도 있는 UHD 본방송을 선보이기 위한 방송 업계의 집약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재의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우선 급한 불을 끈 상황 정도로 볼 수 있다. 시간을 좀 벌긴 했지만 그 기간에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방송 시스템의 집중 심화 테트스, 각종 에러 수정, 콘텐츠 제작 기반 마련 등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보내야 할 것이다. 우선 고화질의 오디오 비디오 서비스 및 단일 주파수 네트워크(SFN) 구축 및 시스템 안정화 테스트에 집중적으로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UHD 본방송을 앞두고 기술적인 우려뿐만 아니라, 콘텐츠 수급 문제, 안테나 내장 문제, 방식 컨버터의 수급 등 직접 수신 환경 미비에 대한 우려도 매우 큰 상황이다. 이 상태로 본방송이 시작된다고 해도 실제로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시청자의 수는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수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전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기술인연합회, UHD코리아 및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시청자에게 직접 수신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전사에서 안테나를 수상기에 내장해 줄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때마다 가전사에서는 제작 단가 상승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해 왔고, 끝내 미완의 과제로 남고 말았다. 가전사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무엇보다 아쉬운 상황이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가전사는 북미식 ATSC 3.0 방식의 TV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해 본방송 시점에서 시청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큰 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 바로 컨버터 셋톱박스의 제작 및 수급 문제이다. 기존에 유럽식 수상기를 갖고 있는 다수의 시청자를 위한 컨버터에 대한 부분이 애매한 상태로 남아있다. 컨버터의 제작은 언제쯤 가능한 것인지, 비용은 누가 지불할 것인지, 여전히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가전사들은 이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 정부의 정책만 보고 수상기를 이미 구매한 애꿎은 시청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시청자의 진정한 복지를 위한다면 방통위의 보다 적극적인 조정 및 조율을 통한 해결이 절실해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조정된 본방송 개시 연기 일정을 단순한 보너스 휴일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위와 같은 산적한 미해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고 시청자 복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 높이 뛰기 위한 도약의 기회로 이용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이 시청자를 위하는 길이고 또한 진정한 세계 최초의 타이틀에 걸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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