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의 꽃 ‘선거 방송’ 이번엔 어떤 경쟁이?

방송기술의 꽃 ‘선거 방송’ 이번엔 어떤 경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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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SBS 등 지상파 ‘최소 인력으로 최대 효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선거 개표 방송은 ‘방송기술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첨단 기술들이 동원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방송과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지상파 3사가 공동 출구 조사를 실시키로 했기 때문에 어느 방송사가 어떤 기술을 활용해 득표 상황을 더 효율적으로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선거 전날인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상 첫 만남인 북미정상회담이 있는 만큼 인력의 효율적 배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KBS와 SBS는 각각 40여 명, MBC는 30 여명의 인력을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파견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의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건 KBS는 선거 전 공정 보도를 위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거 보도 자문단을 구성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 송종길 경기대 교수, 김경수 변호사, 문응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장, 김춘석 한국리서치 본부장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선거 보도와 여론조사, 관련 법률적 문제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면서 보도 검증 역할을 맡았다.

KBS는 지난 2002년부터 가동해온 자체 당선 예측 시스템 ‘디시전K’를 통해 개표 상황을 전한다. KBS 관계자는 “디시전K의 기능이 과거보다 향상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당선 ‘유력’ ‘확실’ ‘확정’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표 방송은 별도의 스튜디오 ‘K포럼’을 마련해 지역별 개표 상황을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진행은 엄경철 앵커, 김지원 아나운서, 이각경 아나운서가 맡는다.

MBC는 ‘국민의 심부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MBC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도입하고 지난해 대선에도 가동한 자체 선거 결과 예측 시스템인 ‘스페셜M’을 ‘적중 2018’로 이름을 바꿔 선보인다. ‘적중 2018’로 이름을 바꾼 예측 시스템은 더욱 업그레이드 된 분석 능력으로 개표 초반부터 구체적인 수치로 당선 확률을 계산해 시청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실시간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데이터, 지역 및 연령별 성향, 그리고 MBC만의 선거 방송 노하우를 결합해 당선 확률을 신속하게 산출하는 ‘적중 2018’은 지난 3월 알고리즘에 대한 특허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개표 방송의 재미를 더할 요소들도 준비돼 있다. 선거방송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말하는 후보자 포맷’은 실시간 개표 상황에 따라 주요 후보자들이 육성으로 자신의 심정을 직접 표현한다. 또 MBC의 상징인 조각상 ‘미러맨’이 선거 방송의 마스코트로 변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MBC는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 그리고 DJ 배철수가 개표 방송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거 당일 ‘배철수의 선거캠프’라는 코너를 통해 시청자와 만난다.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논객인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는 개표 방송에서 차별화된 분석과 친절한 해설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매번 화려한 기술로 화제의 중심에 선 SBS는 ‘2018 국민의 선택’의 스튜디오와 그래픽 ‘프리즘’을 기본 콘셉트로 내세웠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방송으로 ‘제51회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SBS의 개표 방송은 관련 업계의 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SBS는 제19대 대통령 선거방송 당시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권좌의 게임’으로 각 후보별 득표 상황을 전한데 이어 인기 게임 ‘포켓몬고’를 패러디한 ‘투표몬고’ 등을 선보여 개표 방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는 이번에도 ‘선거 방송의 명가’를 만든 주역인 그래픽 표출 시스템 ‘바이폰(Vote Information Processing Online Network)’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선거 방송에는 실사 배경에 실시간 데이터를 연동시킨 증강현실(AR) 바이폰, 주요 격전지의 실시간 캠프 상황에 실시간 데이터를 입히는 중계 바이폰이 처음으로 소개된다. 또 ‘왕좌의 게임’을 잇는 명작 스토리 바이폰, 전국 시도지사 후보 70여 명이 총출동하는 깜짝 바이폰도 준비돼 있다.

김우식 SBS 선거방송기획팀 팀장은 “작년 대선보다 바이폰을 30% 정도 늘려 역대 가장 많은 수의 바이폰을 제작했다”며 “참신한 바이폰이 투표-예측-개표 단계마다 대거 쏟아지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진행은 김성준, 박선영, 김용태, 최혜림 앵커가 맡는다. SBS 선거방송의 최다 진행자로 노련한 경험을 축적한 김성준, 박선영 앵커를 필두로, 평일 ‘SBS 8뉴스’의 최혜림 앵커와 주말 ‘SBS 8뉴스’의 김용태 앵커가 1부-6부 ‘선거방송’을 나눠서 진행한다. ‘SBS 8뉴스’의 김현우 앵커는 ‘북미정상회담’ 관련 싱가포르 현지에서 한국과 이원 연결을 통해 13일 ‘SBS 8뉴스’ 시청자를 찾아간다.

‘블랙하우스’의 질문 특보 강유미가 주요 후보들을 만나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강유미가 간다’와 같은 토크 코너도 마련됐다. 이외에도 현역 역사 선생님이 지방선거의 역사와 의미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지방선거의 역사’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선거 윤곽이 드러나면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나와 결과를 분석하며 향후 정국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 심층 분석 코너와 최근의 남북정상회담 등의 이슈가 선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코너도 방송한다.

김 팀장은 “6.12 북미정상회담 때문에 1안, 2안을 마련하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선거방송의 명가 SBS’의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