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秋’

[편집위원 글] 독서의 계절 ‘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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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서상원 편집위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문구이지만 왜 유독 가을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이 들어 웹 검색을 해보았다. “쌀쌀하고 허전한 가을, 빈 마음을 독서로 채우라는 의미이다” “하늘이 맑고, 기온과 습도는 적당하며, 들판의 곡식은 풍성하고 수확을 앞두고 있는 상태의 평온한 마음은 다른 계절에 비해 독서에 더 쉽게 집중할 수 있다”는 계절의 특성과 관련된 답변이 주를 이루었다. 한편으로는 선선한 날씨로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도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라는 의견도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여하튼 이런 소모적인 논쟁은 차치하고라도 아름다운 단풍구경 가는 길에 심심치 않을 동행자로 책 한권 데려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되어 함께 공유해 보고자 한다.

 

최근 광풍처럼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책이 있는데 바로 마이클 샌델 교수가 집필한 강의록 ‘정의란 무엇인가’다. 인문도서임에도 무려 10주가 넘게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장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정의)’를 바탕으로 쓴 책으로 7천명도 채 안 되는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듣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많은 언론에서 이 책이 일으킨 신드롬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단순히 정의가 땅에 떨어진 현실에 대한 반영이나 갈구함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평가들은 어려운 철학을 쉽고 명료하게, 그리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고 독자 스스로의 사고를 유도하는 스타일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평가한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수도 있지만 역자가 ‘정의를 찾는 고난도의 지적유희’라고 소개한 것처럼 사색의 계절을 보내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다.

 

현 세태와 풍속을 신랄하게 고발하는 조정래 소설가의 신작 ‘허수아비춤’도 주목을 끈다. 가진 자들의 파렴치한 행태를 파헤치고 성장의 빛과 그늘, 자본과 분배의 문제를 직설적인 조정래식의 화법으로 전개하고 있다. 최근 터진 기업비리 내용과의 기막힌 줄거리 전개 일치는 읽는 재미를 배가 시켜줄 것이다. ‘이런 소설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소망하면서 이번 소설을 쓴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제는 정말 경제발전에 어울리는 문화와 사회상을 가진 나라가 되길 희망해 본다.

 

KBS에서 방영중인 드라마로 인해 정은궐 저자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발간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최근에 베스트셀러로 다시 급부상하면서 사뭇 방송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속편으로 나온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정조의 참모습과 규장각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고 하니 ‘성균관스캔들’ 시즌2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미리 접해도 흥미로울 것 같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감성적인 가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는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신비주의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브리다’를 권해드린다. 운명을 찾아 나선 스무 살 브리다가 사랑을 찾고 더 나아가 자아를 발견하면서 변모해가는 가슴 뭉클한 여정을 그려냈다.주인공 브리다는 자기 발견의 여정에서 한 현자를 만나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고, 한 여인을 통해 세상 속에 숨어 있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을 통해 코엘료는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찌들린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으시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풍성한 가을에 향긋한 커피 한잔과 함께 책장을 넘기면서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들을 가지시면서 남은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란다. 간략한 책 소개 글은 인터넷 교보문고를 참조하였으며 말미에 갑자기 드는 생각이지만 혼자서 여유롭게 책 읽을 수 있는 고즈넉한 카페 소개도 곁들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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